남반구 호주와 궁합이라도 척척 맞았던 것일까.
벨기에의 10대 테니스 스타 저스틴 헤닌(18)은 올시즌 호주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골드코스트와 시드니에서 잇따라 우승컵을 안으며 세계랭킹을 48위에서 22위로 껑충 끌어올렸다.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여자단식 2회전. 호주 땅을 밟으면 유독 힘을 내는 헤닌이 프랑스의 사라 피트코스키를 1시간14분 만에 2―0(6―3, 6―3)으로 누르고 3회전에 올랐다. 올해 호주에서 12연승.
1m67, 57㎏으로 테니스선수치고는 가냘픈 몸매의 헤닌은 12세 때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 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랐다. 97년 프랑스오픈 주니어부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부상으로 31경기밖에 뛰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졌다. 올해 들어 늘 곁에 있던 아버지를 대신해 코치, 약혼자와 함께 투어를 돌고 있는 헤닌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앞세워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과감한 네트 대시와 강력한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주무기.
“호주에 처음 왔을 때 자신감이 넘쳤으며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헤닌은 14번 시드의 생드린 테스튀드와 4회전 진출을 다툰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2번 시드의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는 예선통과자인 그레타 아른(독일)에게 고전 끝에 2―1(6―2, 4―6, 6―2)로 꺾고 2회전을 통과했다. 반면 모니카 셀레스(미국)와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는 미로슬라바 바브리넥(스위스)과 리타 쿠티 키스(헝가리)를 각각 2―0으로 완파했다.
남자단식에선 8번 시드의 팀 헨만(영국)이 이형택을 꺾은 니콜라스 라펜티(에콰도르)를, 안드레 아가시(미국)는 폴 골드스타인(미국)을 각각 3―0으로 물리치고 3회전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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