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사가 난립한 일본의 국제전화 선불카드시장에서 재일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1위로 올라선 한국출신 기업인이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텔리전트 신에이’사의 원영득(元榮得·42·일본명 가미오 에이치)사장은 20년 전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園)대에 유학 왔다가 일본에 정착했다. 97년 10월 직원 7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창업 3년 만에 선불식 국제전화카드 업계 1위에 올랐다.
90년대 중반 일본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면서 위조전화카드가 범람해 전화카드로는 국제전화를 걸지 못하도록 공중전화기를 개조했다. 이때 나온 것이 선불식 국제전화카드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인기를 모으게 됐다. KDD 등 대기업은 브랜드를 앞세워 편의점 등을 통해 선불카드를 팔았지만 원사장은 도쿄의 신주쿠 오쿠보 롯폰기 긴시초 등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하루 14시간씩 가두판매를 했다. 가격도 다른 카드의 3분의 1로 낮췄다. 차츰 재일외국인 사이에 신에이사의 제품이 가장 싸고 믿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지난해 신에이의 매출은 50억엔 규모. 올해 매출전망은 지난해의 3배가 넘는 174억엔.
원사장은 “지난해 말 외국인등록자 155만명, 입국자 490만명의 일본 내 외국인 소비시장에 착안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사장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재일외국인이 만드는 신시장’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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