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적자금 국정조사특위가 청문회 운영을 둘러싼 여야간 마찰로 3일째 공전되면서 여야가 서로 ‘딴 살림’을 차리기 시작했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간사는 18일 오전 만나 청문회 운영방식을 놓고 협상을 계속했으나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일단 증인과 참고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청문회를 진행하되 필요할 경우 대질신문도 하자”고 수정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측은 합동신문을 고집하며 “설 연휴가 끝나는 26일부터 청문회를 다시 시작하자”고 역제의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여야 특위위원들은 제각기 기자회견을 갖고 청문회 공전의 책임을 전가하며 장외 비난공세에 열을 올렸다.
한나라당은 “여당은 우리 당의 합리적 대안제시를 거부하며 얼렁뚱땅식, 뒤죽박죽식 청문회를 하자고 억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은 말로는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면서도 애초부터 청문회에 참여할 의지가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폭로전’에 대한 대응책으로 단독청문회의 강행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편 청문회 파행이 계속되자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운영방식에 대한 입장 차이로 청문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공적자금 정책에 대한 전 현직 관계 장관들의 말 바꾸기 경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원칙적으로 일괄신문 방식을 통해 대질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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