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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울산기아'로 바꿔버려?

입력 | 2001-01-19 18:42:00


프로농구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연고지인 부산의 사직체육관은 ‘시베리아’로 불린다. 1만3136명 수용규모로 10개 구단 홈구장 가운데 가장 크지만 난방은 제대로 안돼 ‘황소바람’이 쌩쌩 불기 일쑤. 원정팀은 물론이고 홈팀인 기아도 추위에 애를 먹고 있다. 기아 강동희는 손이 시려 드리블이나 슈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 게다가 체육관 측이 입장료에 대한 수수료를 판매액의 25%나 받아 15%를 밑도는 다른 구장을 훨씬 웃돈다.

명색이 ‘제2의 도시’라지만 연고지로서의 실속은 별로 없는 상황에서 기아는 올시즌 지난해 9월 완공된 초현대식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4경기를 치르게 됐다. 다른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사직체육관을 빌릴 수 없었던 것. 지난해 울산에서 가진 2경기는 대성공이었다. 홍보기간이 짧았는데도 평균 관중이 부산의 1.5배인 4500명을 기록했다. 모처럼 꽉 찬 관중석을 바라보는 기아 선수들은 운동할 맛이 난다며 더욱 힘을 냈고 2연승을 달렸다.

이를 계기로 프로스포츠에 대한 갈증이 있는 울산시도 기아에 농구전용구장 건설, 관중 동원 보장 등 다양한 러브콜을 보내며 연고지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기아 역시 같은 계열의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이 고정팬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 기아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타당성 조사를 해 연고지를 옮기거나 울산을 ‘제2의 연고’로 삼아 경기수를 늘릴 계획이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