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소장의원들이 최근 독자적인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보안법 개정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보안법 개정 논의는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원웅(金元雄) 서상섭(徐相燮) 원희룡(元喜龍) 김영춘(金榮春)의원 등 일부 소장파의원들은 작년말부터 모임을 갖고 보안법 개정안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김홍신(金洪信) 안영근(安泳根)의원 등 한때 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던 의원들도 가세해 21일 현재 의원 30∼40명이 동조하고 있다.
원희룡의원 등이 기초한 보안법 개정안은 보안법상 불고지죄와 정부참칭 반국가단체 처벌조항을 삭제하고 찬양고무죄의 구성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
이들은 최근 당 지도부에 “보안법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민주당 소장파의원들과 설 연휴 기간 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보안법 개정과 관련한 교차투표제(Cross―Voting) 실현 방법 등을 논의키로 했다.
김원웅의원은 “이념 정당이 아닌 ‘향우회 정당’ 구도에서 이념적 사안까지 당 지도부가 헌법기관인 소속 의원들의 결정을 구속해서는 안된다”며 “교차투표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면 당의 방침을 정면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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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개정에 대한 정치권의 견해
이회창총재 등 한나라당 지도부
문제조항 부분수정(지난해 상반기)→현 시점에서 개정논의 불필요(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나라당 소장파
보안법상 불고지죄와 정부참칭 반국가단체 처벌조항 삭제. 찬양고무 범위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 추진
민주당 다수파
불고지죄 조항 삭제 및 고무찬양 대상 범위 최소화. 정부참칭 조항은 개정 불필요
여야 보수파 및 자민련
개정 절대불가(단, 자민련 정진석 송광호의원은 개정에 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