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일본 도쿄(東京) 한복판에서 토지신탁개발방식을 이용한 대규모 도심 재개발 사업을 벌인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도시 재개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삼성은 일본 최대 부동산회사인 미쓰이(三井)부동산과 공동으로 도쿄 미나토(港)구롯폰기(六本木) 3가에 위치한 옛 IBM 본사 건물과 주변 빌딩 3곳을 헐고 지하 1층, 지상 27층, 연면적 6만2000평 규모의 초대형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고 22일 밝혔다.
다음달 7일 착공되는 이 건물에는 모두 450억엔(약 4500억원)이 투입된다. 삼성이 57%, 미쓰이는 43%의 지분으로 참여하되 자금은 사업부지를 신탁 받은 일본 미쓰이신탁은행이 개발프로젝트파이낸스방식(개발사업 자체를 담보로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것)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시공은 일본삼성이, 사무실 및 아파트 분양은 미쓰이부동산이 각각 전담한다.
이 빌딩은 지상 1∼3층에는 상가, 4∼20층에는 사무실, 22∼27층에는 외국인 임대용 고급 아파트가 각각 들어서며 21층은 상업용 빌딩과 주거용 빌딩을 연결하는 구조전환층으로 이용된다.
일본삼성의 경영지원실 방상원(方常源) 부장은 “이번 사업은 삼성그룹이 일본에 진출한 지 50년이 되는 2003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 해 10월 준공될 예정이며 지난해 말 기존 건물 철거작업은 끝났다”고 말하고 “사무실 일부는 일본삼성의 본사로 이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토지신탁개발 방식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토지매입자금 이외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수익증권 형태로 부동산을 소유하게 돼 주식시장에서 현금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