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박수길)과 일본 도쿄실내가극장(대표 다케자와 요시아키)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된 실내오페라를 제작해 19, 20일 이틀 동안 도쿄 신국립극장 중극장에서 합동공연을 가졌다. 특히 세 차례 공연 중 한 차례는 한일 양측이 서로 상대의 작품을 상대방 언어로 공연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측은 김유정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이건용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가 작곡한 ‘봄 봄 봄’을 오현명 연출로 선보였다. 심술궂은 오 영감이 데릴사위로 삼겠다고 데려 온 길보에게 일만 부려먹고 결혼은 시켜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희극. 이건용씨가 작곡한 이후 이번에 처음 오페라로 제작된 초연(初演)이었다.
옛 농촌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전통음악의 음계나 리듬을 살려 한국인의 유쾌하고 낙천적인 기질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관동 최진호 신애경 추희명 등이 출연했다.
일본측이 선보인 ‘호월전’은 시인이 되려는 꿈을 버리지 못한 남자가 관직을 포기하고 출가해 호랑이가 된다는 내용으로 일본의 전통가면음악극인 노(能)의 분위기를 곁들였다. 지금까지 50회 이상 공연된 대표적인 실내 오페라 작품으로 다나카 킨이 작곡하고 쿠리야마 마사요시가 연출했다.
도쿄실내가극장은 일본내에서 3대 메이저 오페라단의 하나로 평가받는 단체로 지난 69년 창단한 이후 소극장 오페라를 주로 공연해오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박수길 예술감독은 “우리 작품이 초연인데다 일본 오페라 팬들에게 낯선 내용인데도 예상외로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이번보다 규모가 큰 교류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일 양측은 3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개최되는 제3회 서울국제실내오페라축제에서도 같은 작품을 공동으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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