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외환정책은 뒤죽박죽이다"
최근 엔/달러환율이 하루 최대 3엔의 등락을 보이며 요동치자 이를 지켜 본 한 외환딜러의 말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급등세를 보여온 엔/달러환율은 15일 한때119.37엔까지 올라가며 120엔선에 올라서는 듯 했으나 다음날 다시 급락세를 보이며 116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급락세는 사흘째 다시 급등세로 반전, 119엔대로 상승했다.
◆엔/달러환율 변동추이
단순한 기술적 등락으로 보기엔 그 폭이 너무 큰 엔/달러환율의 시소게임은 최근 일본관료들의 외환정책에 대한 엇갈린 발언으로 그 진폭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총재는 "현재의 엔화가치가 너무 낮다"는 발언으로 엔화매수세를 부추겼다. 이어 오후에는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재무상은 "엔화가치가 적정수준이며 약한 엔화는 수출촉진으로 경기부양에 도움을 준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자 다시 엔화매도세가 우위를 보이며 엔/달러환율이 급등했다.
MG파이낸셜의 외환애널리스트인 애쉬라프 라이디는 "일본의 경제관료들이 마치 엔으로 데이 트레이딩을 하는 것 같다"며 이들의 정책혼선을 비난했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도 "일본관료들의 정책 혼선은 외환시장에 결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달러당 120엔선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보고 당분간 115∼120선 사이에서 엔/달러환율이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엔/달러환율의 가장 큰 변동요인은 일본정국의 혼미"가 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경기둔화세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어느 한쪽의 통화가 일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22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일본의 산업활동지수 상승과 닛케이지수의 상승을 호재로 전일 종가보다 1.05엔 하락한 116.87엔에 장을 마감했다.
이병희amdg3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