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미국 인터넷 뉴스 사이트 ‘Zdnet’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메일 서비스인 ‘핫메일(Hotmail)’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자체 감시 시스템으로 스팸메일 단속하는 도중에 사용자들의 메일을 무단으로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일이 있어 문제가 된 것.
스팸메일의 검색에 대해 미국에서는 개인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과 스팸메일을 뿌리뽑기 위한 회사 차원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스팸메일은 특정회사의 선전이나 상품판매 광고 등이 담긴 이메일로 한번에 몇 백개에서 몇 천개씩 대량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진다. 요즘은 컴퓨터 바이러스가 첨부된 스팸메일도 많이 출현하고 있다.
국내 이메일 서비스 업체들의 스팸메일 정책은 과연 어떨까?
국내에서 회사 차원에서 스팸메일을 관리하는 기업은 야후코리아, 다음 정도이다.
한글 핫메일 서비스와 라이코스의 이메일 서비스는 개인이 스팸메일을 관리하게 할 뿐 뚜렷한 대책은 가지고 있지 않다.
다음은 한메일로 스팸 메일을 보내는 사용자에게 경고 후 이용 중지 등 강도 높은 스팸 방지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한메일은 1분에 1000통 이상의 메일이 보내지는 ‘폭탄 메일’이 발송될 경우에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스패머(스팸 메일을 보내는 사람)를 적발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광고 메일의 경우 다음 부터는 메일을 받지 않겠다는 '수신 취소'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메일도 스팸메일로 간주하는 까다로운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피라미드 금융 메일이나 돈 버는 사이트 소개 메일,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판매 메일 등의 스팸 메일은 사용자의 신고를 통해 스팸 방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
특히 기업의 광고 메일의 경우 다음부터는 메일을 받지 않겠다는 '수신 취소'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메일도 스팸메일로 간주하고 있다
한메일은 스팸메일에 대한 이런 조치 외에도 스팸 방지 켐페인을 통해 사용자의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또 수신 거부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가 직접 스팸메일을 막는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야후코리아는 대량 메일함(Bulk mail box)를 통해서 스팸메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야후 메일 서비스는 특정 IP에서 같은 메시지가 수신자에게 100개 이상 동시에 발송되면 대량 편지함에 자동으로 보관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메일의 양으로 스팸메일을 적발하는 것이다. 대량 편지함에 있는 메일은 30일 동안만 저장된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고지서나 동창회 모임 안내 같은 다량의 메일은 메시지를 열고 '검토 의뢰'를 선택해 스팸메일로 분류가 안되게 할 수 있다”며 “이렇게 설정해도 대량 편지함에 메일이 저장되면 메일 기본 설정을 변경해서 대량 편지함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는 미국과는 달리 스팸메일을 정기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없다.
이 회사의 포털사이트 ‘MSN’은 한국어 ‘핫메일’ 서비스를 시작한 12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스팸메일 때문에 항의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핫메일’의 스팸메일에 대한 대비책은 개인 사용자 차원에서 ‘블록 센더’ 등의 도구를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뿐이다.
회사측은 스팸메일에 대한 규정이 없어 피해 신고가 있을 경우 단속하기는 곤란하지만 피해를 입은 메일은 서버에 남아있는 백업 파일에서 복구해 다시 전송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메일 서비스 관리는 미국에서 하지만 국내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은 가지고 있다”며 “서비스가 미국에서 먼저 시작돼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아 부분은 본사와 연락하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코스의 메일서비스도 핫메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스팸메일을 막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되므로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대량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IP가 있다고 해도 그 목적이 꼭 바이러스 유포 등의 악의를 가진 스팸메일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회사가 나서서 이런 메일들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개인이 특정 주소나 제목을 설정하고 그 메일이 휴지통에 자동으로 버려지도록 하는 환경설정을 이용해 스팸메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라진 메일은 서버에 저장된 파일로 다시 복구할 수 있다”며 “사용자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자는 회사 방침에 따라 앞으로도 스팸메일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희웅heewo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