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업체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의 이영권(李永權·46) 대표는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30분간 조깅하면서 애국가를 10번 이상 부른다. 달리면서 노래를 부르다보면 금세 숨이 가빠오지만 그래도 계속 부르며 목청을 가다듬는다.
아침 목소리가 하루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작년 11월부터 KBS 제2라디오(FM 106.1MHz·AM 603KHz)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이영권의 생활경제 (월∼토요일 오전 8시5분)를 진행하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처음에 라디오프로 진행자로 나서니까 방송에 정신이 팔리면 회사는 언제 챙기느냐 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하지만 인생은 결국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변신을 통해 관심과 경험의 폭을 넓히는 작업처럼 흥미로운 일이 또 있을까요
이대표의 경력을 보면 변신 에 대한 그의 집착에 수긍이 간다.
77년 SK상사에 입사한 이대표는 39세 때 이사로 승진해 당시 ㈜선경(현 SK글로벌)의 최연소 임원이 됐다. 마케팅 실장과 사장실장 등을 거치면 승승장구하던 그가 CEO로 변신한 것은 99년 1월. 이미지 및 PR컨설팅 업체인 사내 이미지네이션 사업부가 분사하면서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와 별도로 국제경영학 박사 학위를 딴 전공을 살려 경영컨설팅 업체를 차렸고 비서울대 출신(명지대 졸업)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4년간 강의하기도 했다.
요즘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직장인 대학생 주부 운전기사 등 모든 계층의 청취자들이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경제프로그램은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서민들이 경제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한 쉽고 편안하고 재미있게 꾸미려 합니다
그는 SK상사 출신 직원이 대부분인 이미지네이션은 자체 수익모델이 있어 잘 굴러가는 편 이라며 방송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본업은 두 업체의 대표인만큼 스튜디오를 나서는 순간 회사 일만을 생각한다 고 말했다.
본인이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는만큼 철저하게 사례 위주로 진행해 현장감을 살리려 애쓴다. 담당PD인 변석찬 차장은 경영에 대한 해박한 지식 못지않게 성우 뺨칠 정도로 음성이 낭랑한 점도 강점 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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