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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동양 "이래도 만만해?"…2위 LG에 역전극

입력 | 2001-01-25 18:48:00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한 팀’인 꼴찌 동양 오리온스가 극적인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동양은 98∼99시즌 ‘32연패’로 프로농구 최다연패 기록을 수립한 뒤 올 시즌도 시즌 최다인 11연패를 기록하며 악몽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25일 LG 세이커스와 맞붙기 직전까지도 동양은 5연패중이었다.

하지만 설을 보낸 뒤 첫 경기를 가진 동양은 정규리그 2위 LG에 딴죽을 걸 만큼 완전히 달라졌다. 동양은 이날 팀의 기둥 전희철이 오랜만에 제 역할(22점)을 해줬고 용병 투톱인 토드 버나드(27점)와 토시로 저머니(24점)까지 손발을 척척 맞추며 96―94로 6경기 만에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팀의 플레이를 조율하며 승리를 이끈 선수는 포인트가드 김상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직전 열린 투어챔피언십에서 현대의 로렌조 홀에게 깔려 왼쪽 팔꿈치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뒤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김상우는 19―14로 뒤진 1쿼터 초반 3점슛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3쿼터까지 풀로 뛰며 8점 4어시스트에다 가로채기 2개로 분위기를 살리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상우의 활약 덕에 동양은 3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버나드의 3점포로 69―68의 첫 역전에 성공했고 4쿼터 시소게임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끝내 승리를 지켰다. 3쿼터까지 11점에 그쳤던 전희철은 승부의 분수령이던 4쿼터에서만 11점을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LG는 이날 동양의 밀착수비에 막혀 22개의 3점슛 중 단 6개만 성공(성공률 27%)하는 극심한 슛 난조 속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7위 기아 엔터프라이즈도 6위 신세기 빅스를 92―77로 누르고 동양과 나란히 5연패에서 탈출했다. 기아는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로 부진하며 ‘시즌을 포기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이날 승리로 신세기와의 승차를 3경기차로 줄이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희망을 보였다.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