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이 방중후 신의주시 화장품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번 중국방문 때 어떤 선물을 받았을까.
19일 밤 중국 상하이(上海)역에서 김위원장 일행이 평양행 특별열차에 오르기 직전 마이크로버스 3대와 휘장을 친 4t 트럭 한 대가 도착해 ‘선물’을 옮겨 싣는 모습이 목격됐다. 총 5t에 이르는 선물 내용은 김위원장의 취향과 향후 북한의 개혁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여서 관심이 크다. 그러나 중국은 선물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NEC 등 김위원장이 방문한 회사에서도 중국당국의 요청 때문에 무엇을 선물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5t 물량 …목록 공개안돼▼
한 목격자는 “영어로 ‘베코 프린터(BECO PRINTER)’라고 쓴 박스가 기차에 실리는 것을 보았다”며 컴퓨터용 프린터가 선물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하이의 한 소식통은 수경재배용 감자씨앗과 오이종자, 수경재배에 필요한 약품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농업기술단지를 방문한 김위원장이 감자와 오이 수경재배를 보고 “북한에서는 실패했다”며 큰 관심을 보이자 관련 물품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北개혁방향 가늠할 잣대▼
또 일부 소식통은 휴대전화와 기지국 설비 등 간단한 휴대전화용 통신장비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벨(BELL) 방문 때 받은 선물이라는 것. 김위원장은 지난해 5월 베이징(北京)시내의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지역을 방문했을 때에는 컴퓨터제조업체인 롄상(聯想)으로부터 데스크톱 컴퓨터 10대를 선물받았다.
당시 김위원장은 베이징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이며 어떻게 작동되는지,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올해 상하이 방문 때 중국 측이 간단한 휴대전화 통신설비와 단말기를 선물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선물 속에는 개혁개방의 준비물이 들어있는 게 분명하다”며 “김위원장이 첨단과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개혁개방시 첨단과학기술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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