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환경지속지수(ESI)에서 한국이 95위를 차지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소득 수준으로는 조사 대상 122개국 가운데 상위권에 속하는 한국이 환경분야에서는 하위 22% 수준이라는 형편없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의 ESI는 소득 수준과 엇비슷하게 나왔다.
물론 95위라는 순위가 한국의 현재 환경수준이 세계 122개국 가운데 95등이라는 뜻은 아니다. ESI를 결정하는 22개 요소에는 대기 수질 종다양성 등 물리적 환경 요인 외에 전반적인 국민 보건상태, 과학기술 수준, 국제화와 국제 기여도, 민주화 수준 등 사회 정치적 환경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으로 본 삶의 질 평가▼
ESI는 환경적 측면에서 본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 도입된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가 환경의 파괴 또는 침해를 유발하지 않고 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점에서 현재보다는 미래에 중점을 둔 개념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이번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문 것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환경 개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환경 당국자는 물론 한국민의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는 대목이다.
▼과학기술은 세계평균 웃돌아▼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ESI 점수를 결정적으로 끌어내린 것은 현재의 환경 수준이 아니라 환경 오염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의 부족이었다. ‘대기오염 감소’ 항목에서 한국은 ―2.48을 기록, 세계 평균인 ―0.28에 크게 못 미쳤다. ‘수질오염 감소’도 ―1.39(세계 평균 ―0.06), 생태계 파괴 감소도 ―1.25(세계평균 0.12)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 규모의 기금 참여도 ―1.17로 세계 평균인 0.26에 크게 못미쳤다.
반면 과학 기술 수준은 1.20으로 세계 평균 0.08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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