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의 제도적 해결과 3차 이산가족 상봉일정(2월26∼28일)을 확정하기 위한 제3차 적십자회담이 29∼31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남북이 한 자리에 앉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최근 ‘신사고’ 발언과 함께 중국식 개혁 개방을 적극 추진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회담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과 수행원들의 태도와 발언을 통해 김국방위원장이 주창하고 있는 ‘신사고’가 북한의 관료층이나 일반인에게 어느 정도까지 스며들었는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10일 ‘우리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에서 “북남 공동선언정신에 부합되게 흩어진 가족들의 생사와 주소확인, 서신거래, 면회소 설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이행의지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북측은 회담을 앞두고 남측의 서영훈(徐英勳)총재, 이병웅(李柄雄)총재특보 등 한적의 새 지도부 구성에 대응이라도 하듯 회담대표들을 일부 교체한 점도 눈에 띈다.
2차 이산가족상봉 때 부단장으로 서울에 와 각종 행사일정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던 최승철 전 단장을 외교관 출신인 김경락 북적상무위원으로 교체했고 북―일 이산가족문제 전문가인 이호림 북적중앙위 부서기장을 새 대표에 포함시켰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간의 제도적 만남을 위한 면회소 설치와 운영 등의 문제를 매듭짓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다음 달 남북이 각각 100명씩 교환할 예정인 생사 주소확인작업을 매월 수백명씩 정례화 하는 방안과 서신교환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북측은 ‘2001년 대회’에서 “남조선에 남아있는 비전향장기수들을 마저 송환하는 것은 선차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절박한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밝혀 이 문제가 이번 회담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비전향장기수는 지난해 9월3일 63명이 올라갔기 때문에 추가 북송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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