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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히딩크호 "선원 급구"…해외-국내파 두루 시험

입력 | 2001-01-28 18:49:00


“프랑스 대표팀의 지네딘 지단 같은 선수가 한 명만 있다면….”

27일 끝난 홍콩 칼스버그컵축구대회에서 유럽의 노르웨이, 남미 파라과이를 상대로 두차례의 실전을 거치며 선수들의 능력을 점검하면서 추구하는 전술을 일부 드러내 보인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히딩크감독은 “아직 한국대표팀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지 않고 문제점도 있었지만 희망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쉽게 실점하는 수비진의 허점과 매끄럽지 못한 패스, 파괴력이 떨어지는 공격진 등에 대해서는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플레이를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를 왜 두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단 같은 선수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당연히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전술을 쓰겠다”고 답변한 게 좋은 예.

히딩크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선수들의 개인기가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을 충분히 소화해낼 만큼 좋지는 못하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이에 따라 히딩크감독은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설기현(벨기에 앤트워프) 이동국(독일 베르더 브레멘)을 2월8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4개국 대회에 합류할 것을 요청하는 등 좀더 많은 인재를 테스트해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일본이 45명의 상비군으로 훈련을 시작해 주전 고르기에 나선 반면 한국은 히딩크감독이 부임한 뒤 25명만으로 훈련을 시작해 선택의 폭이 너무 좁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황선홍(일본 가시와 레이솔) 노정윤(일본 세레소 오사카) 하석주(포항) 등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노장들은 물론 강철 이성재(이상 부천) 노상래(전남) 신태용 김현수 박강조(이상 성남) 박태하(포항) 양현정(전북) 장대일(부산) 이상헌(안양) 이관우(대전) 등과 귀화한 신의손(안양), 귀화를 앞두고 있는 샤샤(성남) 등 ‘히딩크호’에 승선해 기량을 점검받을 만한 인재가 많다는 것.

전문가들은 대표팀이 두바이 4개국대회(2월8∼14일)에 참가하고 4월19일부터 다시 유럽전지훈련 및 원정경기에 나설 때까지 히딩크감독에게 되도록 많은 선수를 테스트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