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서는 紀年(해를 기록함)의 방법으로 年號(연호)라는 것이 사용되었다. 한 帝王이 登極(등극)하면 좋은 뜻을 가진 글자로 年號를 정하여 선포하는데 그 때부터 元年, 2년…하는 式으로 불렀다.
西漢 武帝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여(기원전 140년·建元) 1911년 孫文(손문)의 辛亥革命(신해혁명)으로 淸나라가 망할 때까지 무려 2000년이 넘게 사용되었다. 우리도 잘 아는 당시 ‘마지막 皇帝’ 溥儀(부의)의 年號가 宣統(선통)이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사용하였는데 고구려 廣開土大王이 ‘永樂’(391∼412), 신라 法興王이 ‘建元’(536∼539)이었다. 조선시대에는 明의 제후국임을 자처, 독자적인 年號를 사용하지 않다가 甲午更張(갑오경장·1894) 때 ‘開國’이라는 年號를 몇 년간 사용하다가 대한제국의 ‘光武’를 거쳐 純宗의 隆熙(융희)로 이어졌던 것이 마지막이다. 일제 치하에서는 일본의 年號(大正과 昭和)를 사용했다가 정부수립 후 檀紀(단기)를, 1961년부터 西紀를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年號에는 단점이 많았다. 帝王의 등극마다 새로운 年號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행되었던 것이 干支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殷나라 때부터 사용돼왔던 방법으로 甲子니 乙丑, 丙寅 따위로 기록하는 것이다. 즉 天干(혹은 10干)인 甲(갑) 乙(을)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辛(신) 壬(임) 癸(계)와 地支(혹은 12支)인 子(자) 丑(축) 寅(인) 卯(묘) 辰(진) 巳(사) 午(오) 未(미) 申(신) 酉(유) 戌(술) 亥(해)를 두어 매년 하나씩 순차적으로 조합하여 年度를 표시하는 방법이다.
자연히 60년마다 한 바퀴 돌게 돼 있으므로(回甲, 還甲) 같은 간지가 반복되는 것이다. 즉 올해가 辛巳年 뱀띠의 해이므로 지난 1941년이나 앞으로 있을 2061년 역시 辛巳年이 된다. 이렇게 推算(추산)해 보면 480년 전인 1521년(조선 중종16년) 역시 辛巳年이 되어 ‘辛巳誣獄’(신사무옥)이 있었다.
어떤 경우든 地支가 ‘巳’에 해당되면 ‘뱀띠’의 해가 된다는 점은 이미 설명하였다(19일자 ‘生肖’ 참고).
이 모든 것이 陰曆(음력)에 적용시켰던 것이므로 사실 본격적인 辛巳年 ‘뱀띠의 해’는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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