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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주체못하는 김병지의 끼! 히딩크의 용납 할까?"

입력 | 2001-01-29 11:41:00


'드디어 흘러 넘치는 끼를 발산하다.'

포항 스틸러스의 GK 김병지(31)는 그라운드에서 색다른 쇼맨십으로 팬들을 사로잡곤 했다.

그런 김병지가 거스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 못말리는 '끼'를 발휘하다가 혼쭐이 났다.

27일 홍콩에서 벌어진 파라과이와의 칼스버그컵 국제축구대회 3-4위전.

이날 히딩크 체제에서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로 기용된 김병지는 전반 44분 갑자기 볼을 몰며 하프라인 쪽으로 돌진했다.

골문 앞에서 잡은 볼을 차내는 듯한 모션을 취하더니 곧바로 땅에 내려놓고 드리블을 하며 오른쪽 하프라인을 향해 질주한 것.

하지만 하프라인 부근에서 파라과이 구스타보에게 볼을 빼앗기고 말았고 한국 수비수들은 텅빈 골문을 지키느라 진땀을 뺐다.

다행히 김병지가 구스타보의 볼을 빼앗아 위기를 모면했지만 히딩크감독은 벤치에서 일어나 안절부절 못했다.

김현태 GK코치에게 김용대(22-연세대)로 교체할 것을 지시했지만 곧바로 전반전이 끝났다.

물론 후반전엔 김용대가 골문을 지켰다.

히딩크감독은 경기 뒤 김병지에게 야단을 쳤다.

“국제경기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다. 뭘 잘못했는지 잘 생각해 봐라.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런 실수가 없을 지 반성하라”

김병지는 "아이 앰 소리(미안합니다)"를 연발하며 용서를 빌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김병지는 국내 프로리그에서도 툭하면 골문을 박차고 나가 공격에 가담하곤 했다.

울산 현대에서 뛰던 98년 11월엔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멋진 헤딩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 장면은 CNN을 통해 전세계에 방영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 이듬해부터는 프리킥과 페널티킥까지 차면서 공격하는 GK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히딩크감독은 김병지의 이같은 끼를 용납하지 않을 태세다.

프로리그에선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허용할 수도 있지만 국가대표팀에선 GK의 무리한 공격가담이 곤란하다는 것.

한순간의 실수로 실점을 한다면 보통 치명타가 아니다.

어쨌든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김병지가 이번 해프닝을 딛고 히딩크감독의 애제자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