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이경수 선수의 강스파이크 모습.
“오늘은 밥 먹고 나왔으니 잘 할 거예요.”
29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슈퍼리그 2차대회 대한항공과의 경기에 앞서 한양대 송만덕 감독은 “이경수가 펄펄 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경수(사진)는 26일 대구에 내려온 날부터 갑작스러운 장염으로 전날까지 계속 죽만 먹다가 이날 아침 4일 만에 처음 밥을 먹은 것.
송감독의 예상대로 이경수는 이날 슈퍼리그 한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경수는 블로킹 4득점과 서브 1득점을 포함해 51점을 혼자 따내 지난해 1월13일 슈퍼리그 경기대전에서 자신이 세운 슈퍼리그 종전 기록(49점)을 경신했다. 이경수는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대학연맹전 경기대와의 준결승에서는 무려 53점을 따내며 국내대회 최고 득점 기록을 갖고 있다.
이경수가 이날 따낸 51점은 한양대가 이날 올린 전체 득점(105점)의 48.6%. 특히 이경수가 올린 스파이크 득점 46점은 한양대가 스파이크로 따낸 전체 66득점의 70%.
스파이크 성공률에서도 59.74%의 고감도 적중률을 과시한 이경수는 승부의 갈림길인 마지막 5세트에서는 대한항공의 필사적인 블로킹 벽을 유린하며 15득점 중 13점을 혼자 따냈다. 이경수를 잡기 위해 대한항공은 수비력의 약화를 무릅쓰고 서승문 대신 2m2의 장신센터 이영택까지 투입했으나 불같이 뿜어나오는 이경수의 강타를 단 네차례만 블로킹으로 떨어뜨렸을 뿐 이경수의 위력에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경기 전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며 각오를 다진 이경수는 이날 블로킹에서만 후배 이선규에게 1득점이 모자랐을 뿐 서브리시브에서도 리베로를 제치고 팀 내 최다를 기록해 공수 양면에서 한양대 선봉장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이경수의 활약으로 3―2로 역전승한 한양대는 2차대회 3패 뒤 귀중한 첫승을 거두며 3차대회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상무가 성균관대를 3―0으로 완파하고 3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첫승을 올렸다.
ruchi@donga.com
▽남자부
한 양 대 3 ― 2대한항공
(1승3패) (1승2패)
상 무 3 ― 0성균관대
(1승3패) (1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