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란에서는 보수세력이 지배하는 사법당국이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개혁파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양측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란 법원은 28일 의회 내의 개혁세력을 이끌고 있는 하미드 로그마니안 의원을 비롯해 개혁파 신문인 이란 파르다의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을 체포하도록 명령했다.
이들은 이란 법원이 최근 반체제 인사를 살해한 비밀경찰 요원들에게 내린 선고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가 법정 모독죄로 체포됐다.
이란 사법당국은 또 이달 들어하타미 대통령의 측근인 모스타파 타즈나데 내무차관을 학생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소환했으며 베를린 정치회의에 참석한 혐의로 7명의 개혁인사에게 10년 이상의 장기형을 선고했다.이밖에 지난해 말부터 법원의 명령으로 30여개의 친 하타미 출판물이 정간됐으며 언론법 위반 혐의로 10여명의 언론인도 구속됐다.이란 사법당국이 개혁파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6월8일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하타미 대통령의 불출마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97년 70%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하타미 대통령은 사법부와 경찰을 장악한 보수파의 견제로 인해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재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올들어 언론과 정계에 퍼지고 있다.한편 개혁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는 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안 마련을 추진하는 등 보수파의 압박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섰다.나세르 카바미 법사위원장은 28일 “사법당국이 하타미 대통령의 동생인 모하마드 레자 하타미 부의장 등 개혁파 의원들에 대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면책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만 의원들이 정당한 정치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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