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둘 다 지난해 주식투자로 죽을 쑨 케이스. 이른바 ‘닷컴 열풍’의 막차를 탔었다. 친구 A는 4000만원을 날렸다. 친구 B는 이미 1억원을 손해본데다 반 토막난 주식을 아직도 적잖이 갖고 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 했는지 입만 열면 주식 얘기다.
A:“요즘 오르는 것 같지 않아? 올해는 좀 만회해야 할 텐데….”
B:“누가 알겠니. 널뛰기 시장인데. 근데 이상하게도 팔면 상한가, 사면 하한가니 원.”
A:“전문가들은 뭐라는데?”
B:“종합주가지수가 35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850까지 오를 수도 있대.”
A:“도대체 누가 그래? 초등학생도 그런 전망은 하겠다. 지금이 600안팎인데 350이니, 850이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억대 연봉을 받는 전문가도 자신이 없나 봐.”
B:“그래도 1에서 1000 사이라고 말하지 않는 게 다행이지.”
A:“우리도 주식투자 그만 두고 ‘증권 전문가’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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