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9일 “앞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나 여당의 정치적 요구가 있더라도 ‘노(NO)’라고 해야 할 때는 ‘노’라고 분명히 말하겠다”고 밝혔다.
진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것을 칼로 무 베듯이 경제 원리만으로 할 수는 없지만 외부 눈치를 살피거나 정치권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지 않을 것이며 소신껏 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경제 중 너무 어려운 부분을 살피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지만 (그렇더라도) 인기 영합적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경제부총리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경제 부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다. 과거처럼 부총리가 권한을 직접 갖고 경제 부처를 이끄는 방식은 이제 맞지 않다. 시간을 갖고 토론해 비전과 정책 방향에 대해 조정하겠다. 한번 결정한 정책은 각 부처가 일관성과 투명성을 갖고 추진하도록 돕겠다.”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변화는 있나.
“시장시스템 확립을 통해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한다는 기본 방향은 달라질 수 없고 달라져서도 안된다. 2월말까지 4대 개혁의 큰 틀을 마무리하겠다. 앞으로 은행에 한꺼번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며 기업이든 금융기관이든 경쟁력이 없으면 그때그때 시장의 힘에 의해 퇴출될 것이다.”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둘 것인가.
“경기 부양이란 용어는 맞지 않다. 98년이나 99년처럼 재정적자 등을 통해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다. 심리 위축을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경기 부양이 아니라 부분적 경기 진작책으로 구조조정이나 개혁과 상충하지 않는다.”
△전북 부안 출신 △61세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고등고시 14회 △해운항만청장 △재무부 경제기획원차관 △기아그룹 회장 △동력자원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재경부장관
shkwon@donga.com
▼한완상 교육부총리▼
한완상(韓完相) 신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29일 “창발력(創發力)을 갖춘 유능한 인재의 공익적 활용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에서 “교사 학부모 국가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대학이 공익적 목적에서 어긋나면 단호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말해 사학분규 등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접시를 깰 필요가 없다고 복지부동하는 자세를 버리라”고 교육부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교육부총리에 임명된 소감은….
“쉽지 않은 환경이어서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다.”
―인적자원개발의 요체는 무엇인가.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창발력, 열린 사고, 투명한 조직운영,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등 4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는 창발력이 좋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도록 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의무가 있다. 서울대생이 약자에게 얼마나 아픔을 느끼는지 생각해보자.”
―다른 부처와 업무조정은 어떻게 하겠나.
“정부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인적자원 개발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시스템 구축이 급선무다.”
―교육개혁에 대한 견해는….
“교사는 개혁의 대상이라기보다 주체다. 교사들의 사기진작에 힘쓰겠다.”
한부총리는 개혁성향이 강하다. 75년 서울대 교수 시절 시국선언문 낭독사건 등으로 해직 복직을 반복했고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충남 당진 출신 △65세 △경북고 △서울대 사회학과 △미국 에모리대 사회학박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사회학회장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한국사회문화연구원 회장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상지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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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여성부장관▼
“가정과 직장, 사회 모든 곳에서 여성차별과 제약이 없어질 때 여성이 우리 사회 발전의 한 축이 될 것입니다.”
한명숙(韓明淑) 초대 여성부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부를 21세기 새 시대에 걸맞은 여성 정책을 펼치는 강력한 추진 기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여성부 신설은 여성계의 숙원이 결실을 이룬 것”이라며 “국민의 정부가 이룬 개혁의 소산”이라고 말했다. 한장관은 이어 “여성 문제는 여성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남녀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사회 각계에 여성 문제가 녹아 있는 만큼 다른 부처와의 협조 및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장관은 “30년간 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부 전문직은 물론 단순직 취약계층 등의 여성도 소외됨이 없이 수혜자가 되도록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한장관은 “여성 인력 개발을 위해서는 여성이 가정과 사회생활을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보육업무가 여성부로 넘어오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평남 평양 출신 △57세 △이화여대 여성학석사 △일본 오차노미즈대 박사과정 수료 △한국여성민우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16대 의원 △민주당 여성위원장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