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금주 월요일은 “십진법 월요일(Decimal Monday)”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208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16진법 호가단위의 전통을 깨고 십진법을 받아들이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 미국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의 호가는 16진법인 16분의 1달러 단위의 분수를 이용해 매겨져왔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IBM의 주식을 90달러에 매수한 후 1% 상승한 90.9 달러에 매도하고 싶어도 90 1/16달러(90.0625달러)나 90 1/8(90.125)달러에 매도해야 했다. 영국식 단위의 영향을 받은 이러한 전통은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증권 거래소에서 10진법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잔존한 구습이었다.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작년 이러한 호가 표시제를 금년 4월 9일까지 강제로 철폐할 것을 각 거래소에 명령했다.
이에 뉴욕증권거래소와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MEX)가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에 바뀌게 된 호가 시스템은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현재 화폐 통용방식과 동일하게 1달러를 백분한 1센트 단위로 호가가 이뤄지게 됐다. 따라서 이전에 1달러를 16등분해 호가를 매길 때 보다 6배 정도 세밀한 호가가 가능해 졌다. 이에 따라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와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좁혀져 주가가 낮은 종목일 경우에는 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둘째, 가격표시가 정확해졌다. 이미 미국내 많은 신문과 방송에서 주가를 소수로 표시하고 있는데 16분의 1인 0.0625를 표기하기 위해서는 자리수가 소수점 4자리까지 필요했다. 지면이 모자랄 경우에는 소수점 2째 자리까지의 반올림 숫자가 제시되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수점 2자리 만으로도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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