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슈퍼리그에서는 여자부 신인왕 후보가 많아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던데 반해 남자부에서는 마땅한 후보가 없어 신인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여자부에서 눈에 띄는 신인 선수가 보이지 않는 반면, 남자부에서는 대학 새내기들이 신인왕을 향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센터 이선규와 레프트 신영수는 슈퍼리그 개막 전부터 ‘신인왕 집안 싸움’을 기대했던 특급 새내기들. 이중 센터 이선규는 29일까지 모두 28개(세트당 0.8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이 부문 4위에 랭크됐다. 특히 28개의 블로킹 중 단독 블로킹이 8개나 돼 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단독 블로킹에 성공했다. 확실한 신세대 최고의 센터 블로커로 자리 매김한 셈.
신영수는 공격수로서 이상적인 신장(2m2)과 유연성을 갖춘데다 팀 선배인 이경수와 같은 학교(대전 중앙고) 출신이어서 ‘제2의 이경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졸업한 백승헌(현대자동차)의 자리를 꿰찬 신영수는 공격에서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포지션이 같은 ‘주포’ 이경수에게 기회가 집중되는 것이 오히려 신인왕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영수가 주춤한 사이 레프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바로 인하대 구상윤. 공격수로는 작은 키(1m90)를 가진 탓에 당초 다른 팀들의 ‘경계 대상’에서 제외됐던 구상윤은 인하대에 들어와 대학 최정상급 세터 권영민과 호흡을 맞추면서 코트를 휘젓고 있다. 공격 성공 142개를 기록, 신인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전체 순위에서도 6위에 랭크됐다.
성균관대 라이트 곽승철(1m88)과 센터 김형우(1m98)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신인왕 후보. 곽승철은 대회 초반 포지션을 레프트로 바꿔 적응에 애를 먹었으나 다시 제 포지션인 라이트로 돌아오면서 수준 높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고, 블로킹 득점 10위에 오른 김형우는 신인으로는 이선규 다음으로 많은 블로킹 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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