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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외국인, 순매수 기조 지속된다"

입력 | 2001-01-31 16:27:00


"미국발(發) 희소식이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

미국의 금융그룹 AIG의 현대투신에 대한 투자결정과 연준리(FRB)의 금리인하 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지수가 로켓처럼 치솟았다.

1월의 마지막 장이 열린 3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포인트 이상 껑충 뛰며 지수 617대에 도달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85선을 넘나들었다.

선물시장에서 최근 월물인 3월물 가격이 5일 이동선을 상향 돌파하며 78.1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지수와 선물의 강세는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에 힘입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25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매수했으며, 선물을 7543계약이나 순매수했다.

이같은 선물매수 규모는 지난 98년11월19일의 8621계약 이후 사상 2번째로 많은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만 92억원어치 팔았을 뿐 매매패턴으로 봐서는 투자위험 회피를 위한 헷지없이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두갈래다.

외국인들의 매수기조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과 FRB의 금리인하 결정 후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이들의 매수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들어본다.

◆템플턴투자운용 강창희 고문

지금 한국주식 매수에 나서는 미국계 펀드들이 짧은 기간 투자하는 펀드들이 아니다. 롱플레이를 하는 펀드들이다.

이들은 현재 미국시장을 매우 안좋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다 금리를 인하는 바람에 통화가치는 물론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제 3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감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상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에 나설 만큼 주가가 오른 것도 아니다.

지수 500대부터 매수에 나섰지만 이들 주식에 대해 차익실현을 하느라 내다 팔 경우 보유주식에서 엄청난 평가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매도에 나설 국면은 아니라고 본다.

대규모 매수 이후, 대규모 매도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포지션 정리 또는 헷지수단의 마련 차원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

1/4분기 중에는 지수가 오른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지수는 이 기간 중 810선까지 상승할 힘을 갖고 있으며, 현재 10조원에 육박하는 고객 예탁금으로 봐서는 지수는 720∼730대에 가 있어야 한다.

지수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2월초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추가 상승을 위한 시장 에너지 보강 관점에서 봐야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이 유럽중앙은행(ECB)에 금리의 인하를 촉구하는 등 미국의 금리인하 효과가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유동성 장세가 더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며, 이 경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연구원

미 연준리(FRB)의 금리인하 폭이 어쩌면 0.75% 포인트에 까지 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보다는 선물, 옵션에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다음달 8일의 옵션 만기일을 앞둔 투기적인 베팅의 성격이 강한 매매패턴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이날 외국인들이 프로그램 매수로 14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3700억원까지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은 금리인하와 관련한 선취매의 모습을 띠며 올들어 거래소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2조9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작년 3월의 경우 개장일 이후 3월까지 외국인들이 2조5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다가 익월에 3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데 그쳤다.

현재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절정기를 지나 그때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FRB의 금리인하 폭이 결정된 후 외국인들은 종목별로 차익실현에 들어가며 지수의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다.

◆굿모닝증권 김중현 연구원

외국인들의 선물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세는 FRB의 금리인하 발표후를 노린 투기성 매수세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은 금리인하 확정 발표 후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다.

내주초반부터 이러한 양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의 금리인하 후 종합주가지수는 종합주가지수는 550∼580선을 지지선으로 해서 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항선은 630선이 될 수 있다.

저항선으로 판단되는 630선 돌파를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져야 하며 연초에 매수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기관들도 매수세에 가담해야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이날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주요 배경이다. 외국인이 코스닥과 나스닥의 단기랠리를 대비해 선취매를 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와 연방기금 금리의 0.75%포인트 인하까지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나 이는 어렵다.

앨런 그린스펀 재직기간 동안 0.75%포인트 인하는 유례가 없는 것이며 그만큼 내리더라도 한번에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형국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