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병원성 바이러스로 바뀐 사실이 밝혀져 전염병 퇴치에 비상이 걸렸다.
네이처 1월 18일자는 지난 여름 중미 카리브해 지역에서 발생한 어린이들의 소아마비는 경구용 소아마비백신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크기가 30㎚(1㎚는 10억 분의 1m)로 몇 개의 단백질과 하나의 RNA 가닥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생명체이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강력한 신경독성으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 왔지만 1960년대 먹는 백신이 개발되면서 지금은 거의 박멸된 상태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1994년 이후 환자가 보고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구용 백신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다양한 조건에서 배양시켜 병원성을 없앤 생백신이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다시 병원성을 회복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물론 지난 40년 동안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통 백신이 투여되면 인체는 항체를 만들고 백신은 몸에서 서서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백신이 소멸되지 않고 면역성이 취약한 사람의 체내에 머물면서 수년에 걸쳐 돌연변이를 일으켜 마침내 병원성을 회복한 경우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등장한 바이러스가 소아마비 백신을 맞지 않아 항체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감염돼 소아마비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로랜드 수터 박사는 “이것은 명백히 불길한 징조”라며 “백신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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