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을 앞두고 있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국대사는 31일 “북한의 정책노선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은 신중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증권업협회 주최로 열린 ‘포트폴리오 코리아 2001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포용정책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보스워스 대사의 연설 요지.
▼"北경제 거의 붕괴상태"▼
지난 3년간 한국은 투명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변화에는 이득도 있지만 고통도 수반하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견해를 말하자면 첫째, 한국은 신중함을 유지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현재 북한의 경제는 거의 붕괴 상태여서 북한 지도부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남한과의 경제교류라고 인식할 것이므로 한국은 신중한 대북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북한은 생존을 위한 개방과 사회체제 유지라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한국이 원하는 경제협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의 협력 또한 절대적이다. 대북투자 활성화와 개성공단 구축 등의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셋째, 대북 포용정책이 잘 진행되려면 한국 국민이 안보적 경제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넷째, 경제협력이 늘어나면 한국경제가 떠안을 부담도 증가한다. 한국은 점진적인 통일을 원하며 이미 어느 정도의 통일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포용정책을 계속 진행하려면 국내 자본뿐만 아니라 해외자본의 유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투명한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미국 부시 정부는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과 기조를 같이할 것이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문제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지만 한국과의 대북 공조는 공고히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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