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가 2월말이나 3월초에 미국으로 간다고 한다.
미국행은 지난해 9월 컴백할 때 이미 발표했던 것으로 다음 음반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일본 BMG와 계약이 마무리 되는대로 오는 6월 요코하마 월드컵 주경기장에서 그룹 ‘글레이’와 조인트 공연을 하는 등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다.
6개월의 국내 활동 중 서태지는 인디 밴드의 부활을 통해 하드코어(록+랩)를 포함한 록 저변을 넓히려한 시도가 돋보였다. 서태지는 서울 부산 등 5개 도시 순회 공연을 펼치며 ‘디아블로’ ‘크로우’ 등 인디 밴드들에게 오프닝 무대를 한껏 할애했다.
서태지가 “훌륭한 사운드를 가졌다”고 평가한 신인 그룹 ‘디아블로’는 “서태지 덕분에 기사회생했다”고 전했다. 대구의 라이브 클럽 ‘헤비네’측도 “최근 서태지 팬이 인디 밴드의 음악을 들으러 자주 온다”며 ‘서태지 효과’를 인정한다.
그러나 서태지가 벌인 인디 부활 운동의 성과는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 ‘태지 마니아’가 ‘디아블로’나 ‘레이니 선’ 등의 공연에 계속 관심을 보일 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태지의 대전 창원 공연은 객석의 절반이 비었다. 서태지란 이름값에도 그랬다면 인디 밴드의 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인디 진영에서 서태지를 평가 절하하는 밴드도 많다. 한 평론가는 “서태지의 신곡은 인디 진영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하드코어를 차용한 것인데 그 바람이 일과성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기자도 미국에서 ‘림프 비즈킷’의 라이브 공연을 봤을 때 “한국 팬들이 이 공연을 서태지 공연보다 먼저 봤다면 어땠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서태지는 미국행 계획에 대해 “선진국 음악과 발맞추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즉 다음 음반도 미국에서 발화 직전에 있는 어떤 장르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러나 그게 국내 인디 진영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면 서태지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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