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의 완성도’를 고집하는 이가 아니더라도 만년필이나 다이어리같은 명품문구를 하나쯤은 간직한 사람이 많다. 노력 끝에 대학에 합격했거나 치열한 취업전쟁을 돌파한 자녀에게 주는 선물로 고급 문구류는 여전히 인기다.
백화점 명품 문구매장을 찾는 손님이 1,2월에 부쩍 느는 것도 이 때문. 명품문구의 브랜드는 상당히 다양하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독일통일에 마침표를 찍은 몽블랑〓90년 10월3일 서독의 콜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수상이 만나 통일조약에 서명할 때 사용돼 더욱 유명해진 만년필. 흰 별 모양의 심벌마크는 몽블랑의 만년설을 상징하며 펜촉에 새겨진 ‘4810’이라는 숫자는 몽블랑 봉우리의 높이. 만년필 29만∼57만원, 다이어리 30만∼60만8000원, 은제 잉크병 78만원, 펜스탠드 29만∼64만원.
▽입학선물의 대명사 파카〓중국 개방이후 파카만년필이 중국에 다시 진출하자 집집마다 수십년간 ‘가보’로 간직했던 파카 만년필을 수리하러 달려나온 사람이 부지기수였다는 제품. 우리나라에서도 70∼80년대 졸업 및 입학선물의 대명사였다. 1888년 미국의 교사로 만년필 대리점을 부업으로 하던 죠지 파카가 창립. 현재는 미국 백악관의 공식펜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구성이 좋고 디자인과 가격대가 다양하다. 만년필 10만∼60만원.
▽동양적 분위기의 S.T.듀퐁〓라이터 제조로 유명해진 회사로 1976년 필기구를 내놨다. 황동재질에 동양적인 옻칠기법이나 금은세공으로 고급스럽게 처리한 제품이 많다. 여성 및 젊은층을 겨냥한 중저가제품 ‘피델리오’ 등이 최근 선보였다. 볼펜 4만5000∼11만9000원, 만년필 26만5000∼67만원, 다이어리와 수첩 22만5000∼39만원.
▽세계 최초의 만년필 워터맨〓1883년 미국 뉴욕의 보험 외판원이었던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이 처음으로 발명한 만년필. 대서양 횡단비행에 최초로 성공했던 찰스 린드버그가 “내 여행의 동반자는 탐험정신과 워터맨”이라고 칭송해 더욱 유명해졌다. 만년필 볼펜 수성펜이 10만∼100만원.
▽영국인의 실용성 던힐〓1893년 알프레드 던힐이 창립한 브랜드. 영국 왕실을 비롯, 귀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AD펜’ 시리즈는 항공기용 탄소섬유를 재질로 해 강도와 내구성면에서 최고 수준. 인체공학적 탄환 모양의 디자인이 특징. 만년필 19만∼175만원.
▽프랑스의 부드러움 루이뷔통〓‘여행을 예술로’라는 모토로 가방을 만들었던 것처럼 펜 뚜껑에 자오선이 그려넣어 ‘여행자를 위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다. 금속제 표면에 사각무늬가 촘촘히 세겨진 ‘제트(JET) 컬렉션’이 최근 선보인 제품. 포켓 다이어리 17만9000∼21만원, 데스크용 다이어리 39만9000∼43만7000원, 만년필 80만9000원 등.
▽보석같은 필기구 쇼메〓220년 전 보석회사로 시작한 명품토털 브랜드. ‘센튜리’ 시리즈는 단순하면서도 싫증나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볼펜 52만, 롤러볼펜 55만원, 만년필 60만원대. (도움말〓현대백화점 명품팀 정창임 차장)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