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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EO들 "주주찾아 삼만리" 주총 앞두고 투자설명회 분주

입력 | 2001-02-01 18:45:00


2월말∼3월초에 몰려있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최고 경영자(CEO)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주총을 무사히 넘기고 핵심 안건을 계획대로 통과시키려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유력 주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

특히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CEO들은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투자설명회(IR)를 열어 지난 한해 동안의 경영성과를 알리는데 주력한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최도석 부사장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25일 각각 해외 IR팀 1개조씩을 이끌고 유럽과 동남아 등지로 떠났다.

이들은 지난해 34조원의 매출과 6조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 경영실적을 설명하고 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를 양축으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설명할 예정. 특히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주총 현장에서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 등을 쟁점으로 공세를 벌일 것에 대비해 외국인 주주들로부터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의사를 확인받아 안정적인 의결권을 확보하는데 힘쓰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이계안사장도 재무담당 임원 등과 함께 19일부터 3월 2일까지 미국의 뉴욕 보스턴과 홍콩 싱가포르 동경 등에서 로드쇼를 갖고 2000년 실적과 올해 전망을 발표한다. 이사장은 현대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자동차산업의 경영환경이 워낙 좋지 않아 배당률을 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도 민영화 이후 지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12일 미국 뉴욕에서 최고경영자 포럼을 개최한다. 유회장은 포철의 중장기 발전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투자자들과 일문일답 시간도 갖기로 했다.

SK텔레콤 경영진도 이달중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실적발표회를 개최할 계획.

일정상 해외로 떠나기 힘든 CEO들은 국내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거나 펀드 매니저 등과 만나 경영성과를 홍보한다.

LG전자의 구자홍 부회장과 정병철 사장은 해외 IR에는 상무급 실무자를 보내고 대신 국내에서 주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을 접촉하고 있다.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온 고객과 주주들의 불만을 매일 점검해 주총에 대비하는 케이스.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플랜드 수출 등 해외사업 비중확대를 발표한 그는 올해부터는 기업설명회에 직접 다니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의 CEO들은 합병 바람과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부실책임론 등이 거세지자 대외활동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모습. 은행장중 절반 이상의 물갈이가 예상되자 주총에 대비한 투자설명회는 엄두를 못내는 실정이다.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