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들이 올해 등록금을 5% 이내로 인상하도록 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최고 25.4%까지 인상했다.
국립대들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입학금과 수업료는 5% 인상하고 등록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학 자율로 결정할 수 있는 기성회비를 대폭 인상했다.
사립대들도 등록금을 10% 가량 인상할 방침이어서 새학기가 되면 대학가가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투쟁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편법인상〓서울대는 올해 등록금을 재학생은 5%, 신입생은 평균 9.9% 올렸다. 입학금과 수업료는 정부 지침대로 5% 인상했지만 신입생 기성회비를 최고 27%까지 인상했다.
인문대는 기성회비를 80만5000원에서 100만7000원으로 25%를 올려 전체 등록금이 119만8500원에서 142만원으로 18.5% 올랐다. 예능계는 기성회비를 27%나 올려 음대 등록금이 207만원에서 259만6500원으로 25.4%나 올랐다.
서울대는 “신입생 정원이 줄어 수입이 감소한데다 신규 투자 요인이 있어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음대는 1 대 1 수업이 많아 등록금 인상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기성회비를 재학생은 9.9%, 신입생은 12.9%를 올려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고 방송통신대는 등록금 총액이 17.7%나 올랐다.
또 충남대는 기성회비를 재학생 5%, 신입생 8% 올려 전체 등록금이 인문사회계열은 103만1500원에서 110만2000원으로 6.8%, 공학계열은 140만2000원에서 150만1500원으로 7.1% 인상됐다.
충북대가 등록금을 전면 동결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립대가 기성회비를 재학생 5%, 신입생 8%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전남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100여명은 지난달 31일 교내에서 ‘부당한 등록금 인상철회와 교육재정 확보 결의대회’를 갖고 학교측이 신입생은 12.9%, 재학생은 9.9% 인상키로 한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주우석대 총학생회는 재단비리 의혹 해소와 함께 등록금 7.31% 인하를 요구하며 지난달 17일부터 본관 1층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충남대 총학생회도 신입생 7∼8% 인상, 재학생 5% 인상안에 반발해 학부모 앞으로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고지서 반환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개별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연대하고 한총련 차원에서도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을 계획하고 있어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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