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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금리인하 불구 나스닥은 왜…

입력 | 2001-02-01 19:02:00


지난 수요일(현지시간) 미연방준비이사회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결정했음에도 나스닥시장은 오히려 하락해 이에 대한 해석이 구구하다. 올들어 두번째로 단행된 이번 금리 인하로 총 1.0%p의 금리 인하가 이뤄졌으며 이는 지난 84년 이후 단기간의 금리 인하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그만큼 중앙은행이 발빠른 통화정책으로 경기 하락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연방준비이사회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밝힌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도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위험보다는 경기 침체의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능성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자들은 반대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주식시장 하락에 대해 가장 설명력이 높은 해석은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이미 며칠 전부터 있어왔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미리 반등을 보였기 때문에 금리 인하 효과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다. 즉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 처럼 뉴스가 발표되는 당일에는 호재로서의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 매도 시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입장은 지금 경기 악화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0.5%p만의 금리 인하로는 부족하고 따라서 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되야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하던 투자자들이 0.5%p 수준의 금리 인하에 만족하지 못하고 실망했기 때문에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그만큼 경기 하락이 급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가 직접적으로 주식시장의 교란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며 경기 둔화 속도를 낮추는 시점은 짧게 잡아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지만 현재 발표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술주들이 중심이 된 나스닥시장의 조정이 더 급하게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금리 인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통화정책의 완화가 지속되는 한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반기부터는 호전된다는 전제하에 주식시장이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