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의 유전정보는 RNA의 배열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각국에서 발견된 에이즈바이러스(HIV)와 유전자 구조가 전혀 다른 ‘신종 HIV’가 국내에서 세계 처음으로 발견됐다.
서울대병원 내과 최강원(崔康元) 오명돈(吳明燉) 교수는 “1997년 에이즈로 숨진 33세 여성의 혈액에서 분리한 HIV와 이듬해 미국 버밍햄의 앨라배마대 연구팀이 지중해 동북부 키프로스의 에이즈 환자에게서 분리한 HIV가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유형임을 두 팀이 공동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앨라배마대 연구팀은 HIV가 원숭이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세계 최고의 에이즈 연구팀. 이 팀의 가오 펑 박사와 오 교수는 5일 미국 시카고에서 CBS방송 후원으로 개최되는 미국에이즈학회와 조만간 발간될 국제학술지 ‘에이즈 연구와 인간 레트로바이러스’지에 이 내용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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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HIV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눠지며 대부분을 차지하는 1형은 A, B, C형 등 9가지 유형이 있다”면서 “유전자 배열이 10% 이상 다르면 신종 바이러스로 규정하는데 새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A형과는 16%, B형 등과는 20% 이상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현재 HIV는 B형이 가장 많고 우리나라도 지금까지는 B형이 유행했다”면서 “이번 발견은 국내에 다양한 유형의 HIV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B형이 유행하다 90년대 들어 E형이 급속히 번지면서 ‘에이즈 천국’이 된 태국처럼 우리나라도 새 HIV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면서 “선진국에서 3, 4년내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에이즈 치료제가 B형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새 HIV가 확산될 경우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