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정치고, 거래는 거래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지난주 30억달러 상당의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가 2일 보도했다.
내년부터 10년간 이집트 가스공급 컨소시엄이 이스라엘 발전량의 15%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천연가스를 이스라엘 전기공사에 공급한다는 내용. 이같은 대규모 가스 공급 계약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로 양국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또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와 맺은 최초의 에너지 공급계약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이스라엘 언론매체는 계약 체결을 앞두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언제라도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집트 내에서도 “적에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느냐”는 반대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체결된 것은 눈앞의 이익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집트는 나일강 삼각주에서 천연가스가 대량생산돼 현재 남아돌고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은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한 값으로 양질의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 연안에서 상당량의 천연가스가 발견된 것은 이집트의 계약 파기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를 덜어줬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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