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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비와호 식수원 보호 民-官-기업 팔 걷었다

입력 | 2001-02-04 18:20:00


일본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일본의 배꼽’으로 불리는 시가(滋賀)현에는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琵琶)호가 있다. 현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이 호수의 물은 시가현뿐만 아니라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등의 1400만여명의 식수원이다.

이 때문에 시가현은 비와호의 수질 보전을 위해 주민, 기업과 ‘3위 일체’가 되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 전체가 비와호 보호를 위한 거대 실험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비와호의 수질은 현재도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현은 ‘머더 레이크 21(Mother Lake 21)’이라는 ‘비와호 종합보전 정비계획’을 세웠다.

핵심은 비와호로 유입되는 지류를 관할하는 각 기초자치단체가 유역별로 책임지고 지키도록 한 것이다.

현의회는 이미 80년에 조례를 통해 합성세제는 만들지도, 사지도, 팔지도 못하도록 강력히 규제했다. 83년부터는 현내의 초등학교 5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호수의 아이들’ 이란 계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1박2일간 학습선을 타고 비와호를 항해하며 수질조사 등을 하면서 ‘시가현의 젖줄’인 비와호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게 된다.

기업도 수질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섬유업체인 ‘도레이’ 시가공장의 야기 겐키치(八木健吉·기술센터 기획실 주간)는 “기업이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기업윤리”라면서 “물과 공기 정화에 드는 비용만큼은 삭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현은 비와호 수질보전에 도움을 얻고자 80년 제1회 세계 호소(湖沼)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회의로 성장했다. 제9회 회의는 올 11월 시가현에서 열릴 예정이다. 94년에는 국제환경계획(UNEP)산하단체로 담수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환경기술센터(IETC)도 이곳에 유치했다.

시가현 구니마쓰 요시쓰구(國松善次)지사는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자연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미래의 것을 현세대가 잠시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