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 증시는 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주식시장은 오히려 하락세로 마감해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국 증시를 판단해 보면 다우지수는 일정부분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지난 주 상승을 이뤄냈지만 결국 지수 11,000선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말에 주저앉아 작년 10월 이후 3번의 도전이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이번 돌파 시도가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경우엔 지난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당기간의 후유증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스닥시장의 경우에도 연초 첫 주를 제외하고는 3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지만 상승세를 연장시키지 못하고 지난 주엔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 넘는 상승을 기록한 1월의 후유증이 이제서야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편 경기 변수도 최악의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실업률은 1년 6개월만에 최고치인 4.2%를 기록해 작년 내내 유지하던 완전고용에 근접한 균형 수준을 깨고 말았다. 이미 소비자 신뢰지수와 GDP증가율 그리고 전미 구매자협회지수(NAPM)등의 주요 경기 지표가 최악의 결과를 나타내 현재 미국경제가 10년전 경기 후퇴기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의 불확실성도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지난 4/4분기 실적 악화는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지만 현재 진행형인 1/4분기 실적은 4/4분기 실적에 비해서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 정책 완화는 가장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평가를 호전시키는 요인이므로 하방경직성을 일정부분 지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주에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 중 주목할만한 기업으로는 통신장비업종의 대표주자이자 나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시스코(Cisco)사가 있다. 이미 지난 주말 주가 하락을 통해 실적 악화 우려감이 노출됐지만 결과 여하에 따라 기술주들의 주가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라는 대형 호재가 발표된 직후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실적에 따라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