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9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원내 투쟁으로 방향을 전환한 한나라당은 대정부 질문을 통해 ‘본때’를 보여주려 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6일 “통상적인 대정부 질문처럼 ‘체면치레식’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강공(强攻)을 예고했다. 정부의 ‘야당 탄압’과 경제 실정 등을 집중 추궁해 여론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
한나라당은 대정부 질문자를 확정한 2일 곧바로 전체회의를 갖고 ‘전의(戰意)’를 다진데 이어 6일에는 5개 질문 분야별 팀장과 당3역간 회의를 갖고 대여 공세 전략을 점검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7, 8일 중 대정부 질문자 전체회의를 소집해 준비 상황을 점검키로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권이 의도적으로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을 터뜨려 정국 대치를 심화시켰다고 보고 이에 대해 문제를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하고 5일 대정부 질문자 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의 공세가 있을 때마다 즉각 반격과 역공을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정균환(鄭均桓)총무는 “야당이 장외투쟁에서 원내투쟁으로 전략을 바꾼 만큼 강경 기조가 예상된다”며 대정부 질문자들을 독려했다.
민주당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등 4대 분야 질문자 중 중진 한 사람씩을 각 분야 팀장으로 임명해 수시로 팀별 회의를 갖기로 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을 ‘야당 탄압’으로 몰아갈 경우, 이 사건이 ‘안기부 예산 횡령사건’임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안기부 돈의 국고 환수를 계속 촉구할 예정이다.
자민련은 공동정부의 한 축으로서 민생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면서도, 남북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자민련의 정체성과 색깔을 분명히 한다는 전략이다. 자민련은 ‘정치 안정, 경제 회복, 굳건한 안보’라는 당의 기조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대정부 질문자마다 당 정책위 전문위원 한 명씩을 붙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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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대정부질문자 명단▼
여야는 6일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자 명단을 아래와 같이 확정했다.
◇정치(9일) ▽한나라당 △강재섭 남경필 고흥길 이병석 손태인 ▽민주당 △김충조 신계륜 심재권 함승희 전용학 ▽자민련 △함석재
◇통일 외교 안보(12일) ▽한나라당 △박근혜 이재창 김광원 박세환 윤여준 ▽민주당 △천용택 김민석 이창복 박용호 이낙연 ▽자민련 △정진석
◇경제 1(13일) ▽한나라당 △이상득 임진출 이한구 이성헌 권태망 ▽민주당 △박광태 홍재형 허운나 조재환 심규섭 ▽자민련 △조희욱
◇경제 2(14일) ▽한나라당 △이강두 안경률 안영근 서상섭 원희룡 ▽민주당 △정세균 장영신 김효석 장정언 김윤식 ▽자민련 △안대륜
◇사회 문화(15일) ▽한나라당 △신경식 김정숙 최연희 김홍신 김용균 ▽민주당 △박종우 설훈 박인상 최영희 정범구 ▽자민련 △송석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