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의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폐기물이 임시창고에 쌓이는 가운데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공모기간이 이달 말로 끝나는데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응모가 한 건도 없어 원전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게다가 4기의 원전이 건설되고 있으며 8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폐기물 처분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7일 한전 산하 원자력환경기술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원전부지 내의 가건물에 쌓아둔 중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약 5만7000드럼으로 해마다 약 3600드럼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각 발전소의 전체 저장 능력은 9만9000드럼에 불과해 2008년 울진 원전을 시작으로 임시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새 처분시설 건설에 최소 5년이 걸리므로 올해나 내년까지는 후보지가 결정돼야 한다.
원자력환경기술원 신흥식 부장은 “안면도 굴업도에 대한 선정번복 등을 거치면서 폐기물 처분장이 ‘위험한 시설’로 각인된 데다 내년이 선거여서 일부 주민들의 유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이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자력환경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강원 양양, 충남 보령, 전북 고창, 전남 진도 및 영광 등 5곳에서 일부 주민이 2900억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아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려고 유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
한전은 이 가운데 충남 보령시 삽시도가 석영편암 화강암이어서 동굴 또는 천층처분장으로 입지가 유리하고 강원 양양군도 잔교리 대치리 일대 150만평이 화강암 편마암으로 괜찮은 지질조건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4기의 원전이 있는 영광군의 경우 홍농읍 주민 4000여명이 지난해말 유치 건의서를 군청에 제출했다. 김용석 영광군의원은 “인접 읍 주민들의 동의서와 함께 청원서를 의회에 제출해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군 홍농읍 임병석씨(44·농업)는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폐기장 때문에 팔리지 않는 농산물을 전량 수매하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의 경우 이장단을 중심으로 고창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유치 서명을 계획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있는 일본 로카쇼무라와 자매군인 강원 양양군의 경우 일부 주민들이 유치추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원자력환경기술원은 이달 말까지 신청이 없을 경우 정부와 협의, 공모 기간을 연장하거나 재공모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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