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나무칼로 정성 다해 채취한 약초들을 다듬고 말려, 감나무 밑 때절은 평상에 앉아 먹기좋게 환을 짓는 한약사의 마음으로 한국 단편문학을 그렸습니다"
한국 서정·순정 만화의 대가 김동화씨(51)는 최근 (시공사 펴냄) 1,2권을 출간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5년간의 기획과 2년 6개월간의 원고작업을 거쳐 우리 현대문학사에 빛나는 주옥같은 대표작들을 만화로 재탄생시킨 것. 1권에는 , 2권에는 의 명작들이 각색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동화씨는 "어렸을 때부터 즐겨 읽고 감동받았던 우리 문학작품들의 가치를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고 싶었다"며 "만화라는 장르를 택한 것도 많은 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황토빛 이야기' '기생이야기' 등의 작품을 통해 따뜻하고 정감어린 이야기로 한국고유의 정서를 만화속에 표현해온 김씨는 이번에도 그 느낌을 그대로 전하려 애썼다.
질그릇 같이 소박하고도 깨끗한 원전에 충실하려 원작의 대사에 최대한 충실했다. 의미전달을 위해 현대표기법을 따랐으나 방언은 되도록 살렸으며, 고어는 해당 페이지마다 작가주를 달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작가가 펼쳐보이는 시골 농촌과 들판의 풍경, 안개에 싸인 산, 흐르는 강물 등 뛰어난 자연묘사는 빼어나다. 모든 그림체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선 위주로 되어있다. 인물 중에서도 특히 여인의 묘사가 뛰어난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비녀를 꽂은 모습이 고유의 전통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김씨의 '만화로 보는 한국단편문학선집'은 50년대부터 시작해 7, 8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폭넓게 다룰 계획. 최근 출간된 1, 2권을 포함해 올해까지 총 10권에 걸쳐 60여작품이 실릴 예정이다.
오현주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