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의 빠른 그린과 US오픈의 깊은 러프’.
태영CC를 찾을 때마다 마치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기분이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구력에도 불구하고 매번 아쉬움을 느끼며 다음을 기약하곤 한다.
‘매년 이곳에서 열리는 SBS프로골프최강전에 출전한 내로라하는 프로골퍼도 헤매는데…’라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내가 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자연을 벗하고 상쾌한 공기와 적당한 운동을 즐기면서 가까운 지인들과 담소하며 정을 나누는 즐거움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태영CC야말로 비록 스코어는 잘 나오지 않지만 나같이 ‘마음을 비운’골퍼의 소망을 갈 때마다 만족시켜주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특히 27홀중 서코스와 중코스로 이루어진 정규 18홀에 결코 뒤지지 않는 퍼블릭코스인 동코스는 잘 가꾸어지고 부드러운 것이 마치 젊고 아리따운 여인을 대하는 것 같다.
코스에 들어서면 시야에 들어오는 원만함이 쉽게 정복할수 있어 보이지만 막상 라운드에 들어서면 가시돋친 어려움이 군데군데 숨어있어 비교적 짧은 홀들이지만 좋은 스코어를 낼수가 없다.
정규코스인 서코스와 중코스에서의 라운드는 이제는 너무나 많이 인용돼 식상한 비유지만 ‘인생의 여정’과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신중히 계산하여 공략해야 자기 핸디캡을 겨우 유지할수 있다.
특히 처음 오는 골퍼들은 한결같이 어려운 코스라고 혀를 내두른다.
그린이 빠르고 어려워서, 페어웨이가 좁고 생각지도 않은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샷을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영락없이 스코어에 반영된다. 마치 각자의 인생여정이 그러하듯….
하지만 태영CC에서의 라운딩은 스코어에 상관없이 언제나 기분이 유쾌하다.소박한 소망 때문일까. 아니면 어느덧 깊어진 애정 때문일까.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자연의 맛 그대로를 느낄수 있는 클럽하우스의 음식과 아름답게 꾸면진 코스, 그리고 친절하고 정성어린 서비스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었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