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사이버 지방세 납부제도’
서울시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도입시행중인 ‘사이버 지방세 납부제도’가 홍보 부족과 이용불편에 따른 시민들의 외면으로 이용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행정정보화와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납세자가 직접 고지서를 들고 금융기관을 찾는 불편을 덜기 위해 취득세, 주민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자동차세 등 등록세를 뺀 모든 지방세를 인터넷을 통해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 시스템은 납부고지서를 받은 뒤 서울시나 각 자치구, 서울시와 전용망이 구축된 시중 4개 은행(한빛, 하나, 조흥, 신한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세목, 과세번호, 납부금액 등을 입력하면 예약된 날짜에 통장에서 자동인출되는 방식. 서울시는 또 지난해 6월에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이버 납부제도’도 도입했다. 당시 서울시는 두 제도의 시행에 따른 ‘세정(稅政)의 정보화’로 인력감축과 납세자의 편의증진 등 두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실지 이용률은 ’사이버’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크게 저조한 실정. 최근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체 지방세 납부건수 1864만여건 중 인터넷 납부실적은 7500여건으로 집계됐다.
사이버지방세 납부현황
구 분
금융기관
이용건수
이용금액(만원)
계좌이체
한빛은행
1037
1억4800
조흥은행
1131
1억6700
신한은행
2965
3억9300
하나은행
307
4000
신용카드
LG캐피털
2067
8억8000
합 계
7507
16억2800
비율(%)=전체 지방세 납부건수/이용건수, 전체 지방세 납부액/이용금액
0.004
0.0039
납부율로 따져보면 전체의 0.004%수준. 금액으로 비교해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기간 중 서울시의 전체 지방세납부액 4조800여억원 중 이 제도를 이용한 납부액은 전체의 0.0039%에 해당하는 16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이 기간중 신용카드를 이용한 납부건수는 2067건, 8억8000여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사이버 납부율이 낮은 데 대해 시는 홍보부족과 함께 주납세층인 장년층의 ‘컴퓨터 기피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전체 지방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재산세, 종토세, 취득세, 주민세 등 4개 세목의 주납세대상인 50대 이상이 좀처럼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 이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인터넷 납부실적에서 전체 이용자 중 50대 이상의 이용실적이 10%안팎에 그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또 이용전에 반드시 해당 4개 은행의 계좌를 만든 뒤 인터넷 뱅킹을 신청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도 낮은 이용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관계자는 “홍보부족과 홈페이지에 납세사항을 일일이 기입해야하는 까다로움 때문에 아직까지 이용률이 낮은게 사실”이라며 “취급은행을 늘리는 한편 주민증 번호로 인터넷상에서 세목을 확인한 뒤 곧바로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편의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