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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동아금고 불법대출 …허위보고 감독당국 적발못해

입력 | 2001-02-08 18:57:00


최우량 금고의 하나였던 동아금고가 대주주 김동원(金東元·64) 회장에게 2500억원대의 거액을 5년이상 계속 불법대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는 수차례의 금융감독원 검사에서도 적발되지 않아 금감원 검사의 문제점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김중회(金重會)국장은 8일 “김회장이 주식투자에 실패하면서 빌린 뒤 갚지 않은 돈이 2531억원이나 남았다”고 말했다. 구멍난 금액만큼은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으로 메워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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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장은 95년 이후 고객 64명의 이름을 훔쳐 300여차례에 걸쳐 금고 돈을 꺼내 썼지만감독당국은 흔적도 찾아내지 못했다.

김국장은 “동아금고가 30년간 적자를 낸 적이 없고 지난해에도 89억원의 흑자를 낼 정도로 영업실적이 뛰어나 지난해 2차례 검사때 국제결제은행(BIS)비율만 점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7차례에 걸쳐 허위보고서를 제출해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아금고 김회장의 투자실패가 업계에 잘 알려졌던 만큼 감독당국이 수백억원대 주식투자 실패라는 이상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최근 동아금고의 자회사인 오렌지금고 고객인 김모씨는 본보 취재진에 “동아금고가 유가증권 투자 실패로 문제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영업 정지되기 2개월전에 20억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김회장의 대출 방식이 의외로 단순해 막대한 인출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검찰이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국장은 “금감원은 대출된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밝혀낼 권한이 없다”며 “사용처는 검찰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상장기업인 동아금고가 어떻게 7차례에 걸쳐 회계감사 보고서와 다른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할 수 있었는지와 회계보고서 분식(粉飾)여부도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장이 출국한 시점도 미스터리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9일 출국금지했지만 언제 출국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경 B증권과 I창투사에 투자한 80억원을 현찰로 바꿨다는 점에서 김회장이 출금신청 직전에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금고업계에선 김회장의 실패 원인이 주식투자 전문직원까지 고용해 투자에 열을 올린 김회장의 고위험 경영방식에 있다고 말한다. 김회장은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동아 오렌지금고 외에도 제주도에 G호텔, 경기 A축산 등 여러 사업체를 갖고 있다. C은행 출신인 친동생 김모씨와 함께 동아금고를 경영해 왔다.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