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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닳고 단 해묵은 어깨들이 위기의 한화마운드를 지키려 하고 있다."

입력 | 2001-02-09 13:17:00


아 옛날이여~!

단지 2년 전 1999년시즌 한화이글스는 철벽마운드를 자랑하며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시즌 현대의 마운드의 높이에는 비할바가 못되지만 그래도 그해 최고의 마운드를 꾸린 한화의 주측 투수들은 정민철-송진우-이상목으로 이어지는 선발 삼두마차에 마무리 구대성.

선발 3인방이 그해 올린 승수는 47승 팀 승리의 3분의2를 책임졌다.

또한 마운드의 높이는 포스트시즌에 드러나 매직리그 2위를 차지했던 한화가 예상을 깨고 가볍게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 한화의 마운드는 사상 최악의 상태.

정민철, 구대성이 차례로 일본으로 건너가고 이상목 마저 지난시즌부터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신인인 조규수가 작년에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빠진 마운드의 살을 메꿔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시즌 아직까지 이상목이 부상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믿을만한 신인도 뽑지 못했다.

새 사령탑을 맡은 이광한 감독은 요즘 지옥을 헤매는 기분일 것이다.

아무리 감독의 수완이 좋은들 마운드 높이가 낮은 걸 어떡하랴.

이에 대해 이광한 감독이 기가막힌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감독이 빼든 카드는 이상군과 김정수.

이상군은 한화의 코치겸 선수에서 현역으로 완전히 빼고 김정수를 SK에서 데려왔다.

이들은 왕년에 한화와 해태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베테랑 선수들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동갑내기로 모두 39살.

투수로서는 환갑이 지난 나이이다.

공 하나 던질 때 마다 허리가 욱신거릴지 모르는 노장들에게 팀의 운명을 맡기려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한화 마운드를 지킬 깜짝 선수는 지연규.

지연규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한화에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2군을 전전긍긍하다 결국 방출당했던 선수이다.

올 공개테스트에 갑자기 나타나서 시속 140km가 넘는 공을 뿌려 코칭 스테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장본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서 한물 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이들이 불펜피칭을 지켜보고 있는 이감독과 새 최동원 투수코치의 눈길이 자못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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