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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그곳/음식점]'소주 한잔에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입력 | 2001-02-09 15:45:00


인사동 하면 골동품과 고미술 등이 떠오르지만 요즘 들어 아주 오래된 과거보다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예전의 물건들로 내부를 꾸미는 곳이 늘어 나고 있다. 이중 하나가 자유부인이다.

천장엔 LP판이, 벽에는 빛 바랜 교복이 있는 나름대로 옛것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한 고기집이지만 가게 이름은 생뚱스럽게 '자유부인'이다. 1950년대 대학교수 부인의 춤바람을 그려 당시 사회의 충격을 안겨 주었던 영화제목을 따왔다.

알고 보니 예전에 이곳에서 영화를 상영한 적도 있고 그때 상영한 영화 중에 '자유부인'도 있었으니전혀 상관없는 이름도 아닌 셈이었다. 입구부터 남다른 모습으로 지나는 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이들은 20여년 전에 사용했던 펌프와 우체통 등이다.

오래된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을 알리는 간판쯤으로 여겨질 '자유부인'은 불행이도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어 간판을 보고 찾아 오는 사람보다는 좁은 골목에 빠끔히 나와 있는 가게 앞의 손때묻은 물건을 보고 오는 이들이 많다. 남다른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서면 예전의 선술집 분위기를 자아내는 드럼통 모양의 식탁이 보이고 천장 가득 LP판과 갖가지 물건들이 널려 있다. 벽면에도 앞서 말한 교복과 어린시절 가게 입구에서 보았던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밖에도 가게 이름에서 짐작 할 수 있듯이 예전에 영화 스타들의 사진과 흑백의 연예인 사진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영화 포스터와 영화 관련 사진들은 주인이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모아 오던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 탓인지 SBS 멋진만남에서 소개되어 남희석 씨가 파트너와 색다른 데이트를 보낸곳으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다만, 너무도 많은 것을 진열해 놓다 보니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무엇부터 봐야 할지 어지러울 정도.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둡고 지저분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메뉴판의 경우 벽면을 가득 채운 예전 배우들의 사진 속에 묻혀있는데 메뉴판도 낡고, 오래된 듯 누렇게 변색이 되어 자칫 예전에 쓰던 골동품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머리위와 벽면을 가득 채운 골동품과 그 골동품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드럼통 식탁 등 소주 한잔에 30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위 치

인사동길 안국 방향에서 옛차집 앞쪽 골목 10m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출구 하차.

◇버 스

일 반2,6,8,84,16,205,8-1,543,143-1,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