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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채펀드에 장기자금 ‘밀물’

입력 | 2001-02-11 18:44:00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에 눈을 돌리면서 투신권의 회사채형 펀드에 1년 이상 장기자금이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투신권에 유입된 자금이 대부분 단기성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금시장의 상당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은행신탁도 9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수신이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인 반면 매달 4조원 내외가 유입됐던 은행권의 실세 총예금은 뚜렷하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의 자금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들어 7일까지 만기 1년 이상 장기 채권형펀드에 모두 1조15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장기채권형 펀드에서 3조9667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지난달 한달 동안 3503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것. 반면 지난달 9조7307억원이 유입돼 투신권 수신증가에 한 몫을 했던 초단기형 펀드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7일까지 1조687억원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부의 정원석(鄭元晳)팀장은 “단기로 맡길 수 있는 자금은 한계에 다다른 반면 최근 연기금 보험 은행 등을 중심으로 만기 1년짜리 회사채 펀드에 자금을 많이 맡기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팀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은행금리와 국고채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마땅한 회사채를 구할 수 없고 장기투자가 정착되기 전에 언제든지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수 있어 자금 유입을 적절하게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8년 12월과 99년 6월을 제외하고 매달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5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던 은행신탁도 2월들어 자금 유입세가 뚜렷하다. 이달들어 7일까지 8751억원이 늘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824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 이상우(李相雨)과장은 “이런 추세라면 이달 은행신탁이 9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률이 높은 신노후연금신탁과 단기고수익을 노리고 추가형 단기신탁에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갔던 개발신탁과 단위신탁 등에는 이탈 가능성이 높은 자금은 거의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은행의 실세총예금은 7일까지 7298억원 증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2204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 둔화는 요구불예금이 1조4849억원이나 빠져나간 탓이며 저축성예금은 2조2147억원이 유입돼 증가세가 지속됐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