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10일 여야 소장파의원,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개혁입법 연대모임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당내 개혁세력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개혁세력에 대해 뒤로 물러서도록 강요한다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한나라당의 5, 6공 성격을 놔둔 채로 우리 사회를 전체적으로 통일친화적이나 평화친화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李會昌) 총재측은 “우리 당은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서 무슨 얘기인들 나오지 못하겠느냐”며 공식대응을 피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기반을 둔 당내 소장파의원들은 대체로 “우리의 속마음을 가감없이 대변한 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지역의 한 소장파의원은 “안기부자금사건 등으로 당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이를 이유로 할 말도 못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총재가) 당내 개혁세력을 기반으로 내년 대권 도전이나 탈당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부총재는 “지역주의 보스정치의 틀에 갇혀 시대변화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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