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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한-호주연구소 시드니 학술회의

입력 | 2001-02-11 18:56:00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한국학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8,9일 양일간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에서는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의 한국학: 연구와 교육에서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대학 한―호 연구소(KAREC·소장 서중석·徐重錫교수)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 호주 뉴질랜드와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모두 71명의 한국학 관련학자들이 참석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한국학 연구가 나라마다 개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이 어려웠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할 지역간 한국학 연구 시스템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먼저 세계화 시대의 한국학은 무엇인가, 한국학에 대한 동기 유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적 인적 지원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대 조영달(曺永達) 교수는 “한국에서는 남북문제 등을 다룰 때 대부분 남한 중심으로 바라보지만 외국에서는 연구자가 처한 다양한 배경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통일 이후의 한국학’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차문중교수는 “90년대 중반 이후 한―호간 교역증대, 경제위기, 통일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호주의 한국관련 논문 수가 증가했다”며 “경제문제가 이슈화되면 될수록 한국에 대한 호주의 관심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드니대 박덕수 교수와 호주국립대 케네스 웰스 박사 등은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경제적인 동기로 커지는 것은 좋지만 한국학 연구자 사이에 한국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드는 지금의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태국 부라파대 피챤 사왕웡 교수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가장 큰 동기는 현지 한국기업에 취직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의 해외 한국학 지원문제와 관련, 서울대 안경환(安京煥)교수는 “지원할 기관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진짜 한국 전문가에게만 지원하고 반드시 성과물을 볼 수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서중석교수는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지역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직접 한국학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지방화(localization)가 중요하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그런 인적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