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점을 찍듯 적게 먹는다는 점심(點心). 이 점심 시간은 직장인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과중한 업무를 접어두고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중간 휴식시간이면서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소의 중간 공급 시간이다.
또 점심 식사는 중요한 사교의 기회다. 식사 약속을 점심 때 한다면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고 술도 덜 마시고 돈도 아낄 수 있다. 아침 식사가 부실하거나 늦게 퇴근해 저녁 식사가 늦어지는 직장인이라면 점심 식사는 더욱 중요하다.
점심 시간이 되면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먹을지 늘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다음을 권하고 싶다.
첫째,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라. 어울려서 식사를 하면, 천천히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과식을 피할 수 있다. 또 어울려 얘기하면서 기분좋게 식사하면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계가 잘 작동돼 소화운동과 소화액 분비가 원활해진다. 소화에도 좋고 장내 가스도 덜 생긴다.
둘째, 가능하면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좋다. 운동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점심을 먹으러 오가면서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가벼운 걷기는 혈당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아줘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좋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은 잠시나마 스트레스의 원천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셋째, 짜고 맵게 요리하는 집을 피하라. 이런 집에서 밥을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맛이 짜고 맵게 변한다. 짜고 매운 음식은 위장염과 위암, 그리고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싱겁게 요리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음식점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 서둘러 식사를 마쳐야 하는 집을 피하라. 너무 잘 되는 집은 음식이 맛있고 무언가 다른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느긋하게 먹지 못한다면 아무리 맛이 좋아도 몸에 좋을 수 없다.
김 철 환(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