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의 원맨쇼는 진한 아쉬움 속에 빛을 잃었다.
백승복(산업은행)의 포어핸드스트로크가 베이스라인을 벗어나는 순간 한국 벤치에서는 탄식이 나왔고 뉴질랜드 선수단은 코트에 몰려나와 한데 엉켜 기쁨을 만끽했다.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아시아 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1회전(4단식1복식).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한국은 마지막 단식에 나선 백승복이 4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뉴질랜드의 앨리스테어 헌트에게 2―3(2―6, 7―6, 6―7, 7―6, 4―6)으로 패해 2승3패로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패자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으로 밀려났다.
왼손잡이 백승복은 세트 스코어 2―2에서 5세트 게임 스코어 4―3으로 앞선 8번째 서브 게임에서 40―15까지 앞섰으나 역전을 허용하며 내리 3게임을 빼앗겨 땅을 쳤다.
그러나 앞서 벌어진 4번째 단식에서 세계 80위 이형택은 마크 닐센을 1시간34분만에 3―0(6―0, 6―1, 7―6)으로 누르고 2승2패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세계적인 스타의 면모를 과시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2승을 혼자 챙기며 위용을 보인 이형택은 14일 미국으로 출국, 19일 멤피스에서 개막되는 크로거 세인트주드 대회를 시작으로 3개 투어대회에 잇따라 출전해 세계 50위 진입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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