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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주가/하한가]사고소식 듣고도 골프친 모리총리

입력 | 2001-02-11 22:18:00


지난해 8월 러시아의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침몰했을 때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군사기밀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서방국가에 지원요청을 하지 않은채 우물쭈물하다가 승무원들을 모두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일본의 모리 요시로 총리가 미국 핵잠수함과 일본 고교실습선의 충돌사고 소식을 듣고도 계속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구설수에 올랐다.

요코하마의 도쓰카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모리총리는 오전10시반경 사고소식을 듣고도 그후 두시간 동안 계속 골프를 친뒤 오후 2시반에야 도쿄의 총리관저로 돌아왔다는 것.

모리 총리는 낮 12시45분쯤 골프장으로 찾아온 기자들에게 "사생활 침범" 이라고 화를 냈다는 후문.

이후 모리총리는 "당황해서 총리관저로 서둘러 갔더라면 오히려 제대로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사고당시 평소 총리관저를 지키는 역할을 맡아온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과 내각 위기관리담당인 이부키 분메이 방재장관도 개인적인 일로 자리를 비워 일본국민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일본 언론들은 "모두들 사고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다"며 모리내각에 맹공을 가하는 분위기.

이번 모리총리의 '세계적 망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위기관리체제에 허점이 없나 다시한번 점검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