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생 동갑내기로 구성된 '넬'은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에서 그룹 이름을 차용한 4인조 밴드다.
본사를 찾아온 넬의 정재원(드럼), 김종완(보컬 및 기타),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사진 왼쪽에서 차례로)의 첫 인상은 서울 거리의 평범한 젊은이처럼 꾸밈없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데뷔 앨범 'Reflection Of Nell'을 발표한 이들은 일부 언론에서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 헤드'의 음악같다"는 평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언더 릴레이 인터뷰 3번째 주자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넬이 갖고 있는 음악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 요즘 생활이 궁금하다.
- 재원: 가끔씩 서울 대학로와 홍대 부근의 클럽에서 공연하고 연습하는 게 전부다.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은 휴학을 하고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벌일 생각이다.
▼ 'Creep'이라는 노래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영국의 '라디오 헤드'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는 이유는?
- 종완: 라디오 헤드는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다. 하지만 '누구와 닮았다'는 말에는 동감할 수 없다. 우리 음악을 아무 생각 없이 듣고 느끼면 되는 것 아닌가?
▼ 잔잔하게 시작되다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사운드가 이채롭다고 느껴지는데 넬의 음악은 무엇인가?
- 재경: 서정적인 멜로디를 바탕으로 얼터너티브 록과 팝이 섞여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음악은 듣는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시도했을 뿐이다.
♬ 노래듣기
- Take Me With
- 쓰레기
- 길들임
▼ 'Take Me With' '어차피 그런거' '쓰레기' '길들임' 등의 노래를 듣다보면 변화, 이별, 불신, 아픔 등을 간결한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 종완: 멋있는 말을 쓰고 싶다거나 시(詩)적인 느낌을 전하려하지는 않았다. 그냥 요즘 우리 또래들이 고민하는 것들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했다. 이번 앨범은 내가 전곡을 작사 작곡했지만 편곡을 공동 작업하면서 전 멤버의 음악적 개성을 모았다.
▼ 첫 데뷔 음반을 냈을 때의 느낌과 지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 정훈: 모두 어린 나이에 첫 결과물이 손에 쥐어졌을 때는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정식으로 작업을 하는 등 여느 언더 밴드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누구와 비교되는 것도 그렇고 삭막한 가요계 현실이 답답하다.
▼ 삭막한 가요계의 현실이란 뭘까?
- 재원: 우리가 노래할 만한 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대중가요가 대부분 비슷비슷해서 금방 싫증이 난다. 반면에 라이브로 노래하는 가수가 설만한 자리가 없다.
정훈: 댄스 가수 외에는 우리 가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언더 밴드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면 보다 다양한 음악이 성장할 수 있을 텐데.
▼ 넬이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 종완: 넬을 '언더밴드'라기보다 가요계의 또 다른 부류로 봐줬으면 한다. 우리에게 음악은 극히 개인적인 작업이고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발전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 좋아하는 국내외 뮤지션은?
- 넬: 외국 밴드로는 '뮤즈' '켄트', 국내는 이승환, 이승철, 김현철 정도. 싱어송 라이터로 자기만의 음악 색깔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 2집과 콘서트 준비는 얼마나 됐나?
- 재경: 곡 작업은 각자가 계속 하고 있다. 8곡 정도를 완성했는데 아직 어떤 음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 달 24일 오후 7시 서울 홍익대 부근 피드백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또 괜찮은 언더 밴드를 추천해달라.
- 넬: 우리 음악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었으면 한다. 괜찮은 뮤지션이라? 데뷔 음반을 준비중인 한음파나 '레이니 선' '코어매거진'을 추천한다.
황태훈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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